
리처드 탈러 외 (2009)
1.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어쩌면 이 책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목적이 행동경제학 이론을 활용하여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어떤 신비한 기술에 대한 마케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변기에 파리 스티커를 붙이는 류의 이야기들이 훨씬 흥미롭기는 하겠지만, 책 제목인 ‘넛지(nudge)’보다 저자들의 주장을 더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개념은 오히려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로 보입니다.
인간은 늘 실수하고, 유혹에 빠지고, 부하뇌동하는 존재이고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시장에는 이미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자들을 ‘넛지’하려는 인센티브가 만연합니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주장하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란 결국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누군가가 더 적극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2. 세 개의 챕터만을 읽어야 한다면?
(1) 8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는 신용 시장
“삶이 필요 이상으로 훨씬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교묘하게 이용당한다.”
이 챕터는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교육 수준이 낮은 사회적 약자들이 더 큰 불이익을 당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연 각 개인이 언젠가 더 완벽한 인간이 되어 스스로 조심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저자들은 누군가 인간을 그 자신의 어리석음이 초래할 재앙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 4 넛지가 필요한 순간
“시장이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동시에 종종 기업들에게 인간의 약점들을 뿌리 뽑거나 그 효력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기보다는 그것들을 부추길 만한 (그리고 거기에서 이익을 얻을 만한)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어렵지만 미리 연습할 수 없고, 결과로부터 교훈을 얻기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 앞에서 곤경을 겪습니다. 이 챕터에서 저자들은 방임도 규제도 아닌 선택 설계를 활용한 자유주의적 개입이야말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제3의 길이라고 말합니다.
(3) 5 선택 설계의 세계
“당신이 다른 사람들이 취하는 선택에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당신은 선택 설계자이다. 그리고 당신이 인간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신의 설계는 인간의 행동 방식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반영해야 한다.”
이 챕터는 사람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넛지할 수 있는 선택 설계의 기본 원칙들과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디폴트 설정의 중요성과 선택과 그 결과의 매핑을 손쉽게 도울 수 있도록 하는 RECAP(Record. Evaluate. Compare Alternative Prices) 보고서에 대한 소개 등 책 후반부에 기술된 실제 사례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3. 사서 읽을 가치는?
있습니다. (3.5/5.0)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행동경제학 입문서로서도, 타인을 좋은 방향으로 넛지하려는 선택 설계자와 나쁜 방향으로 넛지되지 않으려는 호구들에게도 모두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자 Richard H. Thaler의 NYT 컬럼 “좋은 넛지,나쁜 넛지”도 함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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